정견당
작성자  자운영 작성일  2016-05-08 am 01:39 출력하기 메일보내기
밀어버렸다
호기심보다 먼저
소년들의 가난한 욕망이었다
평생의 업 다 태워버리고
정견 화두만 새겨놓은 채
가부좌 하체도 풀어
짐짓 딴전만 피우는 돌종
어느 가을날
도토리줍던 동네 아이들
끙끙 밀어 쓰러트렸다
태어나 사는 것이
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법
그날이 처음이 아니었다
십년 전에도
주지가 배고파 도망간 뒤에도 
몇 번이나 스러지고
텅 빈 그 자리에서
신우대 바람소리
죽비처럼 터지는 동백꽃
밑으로 쌓일수록 포근한 눈
눈을 감았을 때
자성으로 바로 보는 것
러시안 인형처럼
흔들리고 흔들려서
다시 바로 서는 것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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